애초에 정해진 것을…… 굳이 고민해야 하나요?

레비아탄은 그저 잠을 자고 있었다. 빼꼼 고개를 들어- 주인인 나를 주시하곤, 두어번 느리게 눈을 깜빡일 뿐.
…말 못하는 짐승이 가장 위로가 되던 때가 있던가.
이럴때마다 녀석은 늘 내 곁에 있어줬지.
“…레비.”
느리게 쉿쉿 대는 소리가 들렸다.
“…응, 역시 사람 같은 건 안 믿어요. 기적의 세대니 뭐니- 멋대로 추앙해놓고, 이제는 멋대로 무모하다고 하잖아요.”
“…나도 당신처럼 그저 한 마리 뱀이었다면 좋았을텐데요.”
“괴물을 잡았었어요, 근데- 저는 아무런 ■■이 못 되었어요.”
“지금 생각해보니, 그것도 나름 뱀같이 생겼던데… 조금은 미안하기도 하네요. 아주 조금….”
대답 같은 것이 들릴 리가 없던가.
그래, 대답이 돌아올리가.
“저는 이 학교를 졸업한 뒤엔, 과연 어떤 마법사가 될까요.”
답은 정해져 있지 않던가.
“……가주가 되지 못한다면 아무 의미도 없어요.”
그저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.
“언젠가는 반드시- 걸림돌을 치워야만 하겠죠?”
무능하고 나약한 나로썬- 언제 버려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.
단순히 예쁘기만한 인형으로 남아선 안 돼…….
반드시 그 정점에 올라서, 실권을 잡아야한다.
……나는 곧 샤덴프로이데가 될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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